아프리카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옛날에 나이 많은 모든 사람들을 죽이라고 명령한 추장이 있었습니다. 추장의 말에 따르면 노인들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입니다. 백성들은 추장의 명령에 반감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장의 힘이 막강했기 때문에 복종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오직 단 한 사람만이 추장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부모님을 사람이 없는 황량한 가축 방목장에 숨겼습니다.
어느 날 아침 추장은 커다란 뱀 한 마리가 목을 휘감고 있었던 까닭에 숨이 막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추장은 할 수 있는 한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으나 어느 누구도 그를 도울 수가 없었습니다. 뱀을 다룬 경험이 있는 노인들은 더 이상 살아있지 않았으며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뱀을 떼어놓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부모를 가축 방목장에 숨겼던 그 젊은이는 얼른 부모에게로 달려가 휘감은 뱀에게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젊은이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얘야, 우선 쥐 한 마리를 잡아서 그 쥐를 추장의 방에 넣어라 네가 쥐를 풀어놓으면 어떻게 될지 알게 될 것이다!"
젊은이는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대로 했습니다. 그러자 뱀은 방 안에 들어 온 쥐를 보자마자 쥐를 쫓아가기 위해 추장의 목에서 스르르 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힘이 센 젊은이들이 뱀을 손도끼로 휘감아 밖으로 꺼내와 쳐 죽였습니다. 추장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후에 이 방법을 알려준 사람이 누구냐고 젊은이에게 물었습니다. 젊은이는 자신의 부모님이 살아계시며 그 방법을 알려주신 분도 바로 늙은 부모님이라고 실토했습니다. 그러자 뜻밖의 진실을 듣게 된 추장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노인을 죽이라는 명령을 후회하고, 오히려 공경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 노인에게 배우는 지혜
고구려 때 박정승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이든 노모를 지게에 짊어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고려장’을 하기 위해서였다. 깊은 산속에 도착한 박정승이 큰절을 올리자 노모가 말했다. “얘야, 나라의 법을 어길 수는 없다. 날이 어둡기 전에 어서 내려가라. 네가 길을 잃을까 봐 나뭇가지를 꺾어 길 표시를 해두었다” 박정승은 그 사랑에 감격해 노모를 다시 업고 내려와 남모르게 봉양했다. 그 무렵, 당나라 사신이 말 두 마리를 끌고 고구려를 찾았다. 사신을 “이 말은 크기와 생김새가 같다. 어미와 새끼를 가려내보라”고 문제를 냈다. 조정은 매일 회의를 했으나 묘안을 찾지 못했다. 박정승이 이 문제로 고민하는 것을 보고 노모가 말했다.
“그게 무슨 걱정거리냐. 나처럼 나이 먹은 부모면 누구나 안다. 말을 하루 정도 굶긴 후 여물을 갖다 주어라. 먼저 먹는 놈이 새끼 말이다. 원래 어미는 새끼를 배룰리 먹이고 나중에 먹는다” 아들은 그 방법으로 어미와 새끼를 가려냈다. 그러자 당나라 사신은 고구려인의 지혜에 탄복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박정승은 임금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고려장’을 철폐할 것을 진언했다. 그때부터 고려장은 사라졌다. 부모에게 효도하면 자신이 복을 받는다. 그리고 앞길이 항상 평탄하다.